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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Music

이날치 밴드, 판소리를 트렌드로 만드는 신선한 아티스트

by BetterManTomorrow 2020. 10. 8.

요즘 노래 잘하는 가수들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화성악을 기초로 한 보컬 트레이닝이 워낙 탄탄하고 대중화되다보니 타고난 정교한 발성이 이제는 지루해지기만 합니다. 사랑이니 이별이니 흔한 가사도 한 몫을 보탭니다.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이나 혁오밴드의 등장이 특히나 부각된 건 이런 탓이기도 하죠. 오늘은 방금 나온 신곡마저도 지루하게 느껴지는 당신의 귓 속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같이 펄떡 거릴 음악을 가져왔습니다. 판소리로 유튜브 총 조회수 2억 6천만을 넘게 달성한 밴드 ‘이날치’를 소개합니다.


이날치 밴드, 판소리를 트렌드로 만드는 신선한 음악가들

판소리를 POP으로 바꾼, 밴드 이날치

우리나라의 전통 판소리에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POP 멜로디를 입힌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 ‘이날치’는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인 이날치(李捺治, 1820 ~ 1892)의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이날치의 본명은 이경숙인데 날치같이 날쌔게 줄타기를 잘해서 이날치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이날치의 소리에는 서민적인 정서가 풍부하게 스며들어 있어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이날치 밴드 멤버


멤버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신나고 대중적인 시대에 맞는 판소리’라는 목표가 이날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여 밴드이름을 ‘이날치’로 했다고 하네요.


멤버 구성

멤버 구성 역시 특이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멤버는 장영규 음악감독입니다. '타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전우치', '곡성', '부산행' 등의 영화에서 OST을 담당한 감독으로 국악을 활용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왔었죠. 수능금지곡 리스트에 새롭게 등재된 ‘보건교사 안은영’의 음악감독이기도 합니다.


이날치 밴드, 판소리를 트렌드로 만드는 신선한 음악가들


MBC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국악이라고 하는데, 그 말 자체에 궁금증을 가져왔다.”며 “나라음악이라고 이름을 지어놓고는 나라 사람들이 듣지 않는 전통음악의 특별한 매력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치의 멤버는 베이스 2명, 드럼 1명, 소리꾼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리드 기타가 없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이유는 판소리가 타악기(고수) 1명과 보컬(소리꾼) 1명으로만 구성된다는 걸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존 멤버였던 소리꾼 박수범이 개인 활동때문에 2020년 5월 31일 탈퇴하면서 현재의 멤버 구성이 완료되었습니다.


소리꾼

- 권송희: 국립국악고,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박사과정.

- 신유진: 국립국악고, 서울대학교 음대 국악과 졸업.

- 안이호: 김영자 명창에게 사사했다. 서울국악예고, 서울대학교 음대 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 이나래: 조소녀, 최승희, 천명희 선생에게 사사했다. 국립국악고, 서울대학교 음대 국악과 졸업.


베이스

- 장영규: 영화음악감독. '어어부밴드', '비빙', '씽씽' 등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작곡을 담당.

- 정중엽: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베이스를 담당.


드럼

- 이철희: 장영규와 함께 '어어부밴드', '씽씽' 활동을 하며 드럼을 담당.


이날치의 데뷔

이날치의 멤버들은 2018년 말 수궁가를 모티브로 한 음악극 '드라곤킹(양정웅 연출)'을 작업하면서 처음 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음악감독을 맡았던 장영규 감독이 소리꾼 위주의 음악을 기획해서, 안이호를 시작으로 권송희, 박수범(현재 탈퇴), 신유진, 안이호, 이나래를 섭외했습니다.

'드라곤킹'이 꽤 괜찮은 반응을 얻자 밴드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후 2019년 1월 20일부터 홍대 클럽 등에서의 작은 공연으로 시작해, 2019년 5월 18일 '현대카드 Curated 53: 들썩들썩 수궁가’ 공연으로 공식 데뷔했습니다.


2017년부터 '씽씽' 밴드 등을 통해 민요에 락을 접목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장영규 감독의 경험을 바탕으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과 컬래버레이션 경험이 있는 소리꾼의 경험이 어우러져 지금의 이날치 음악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치의 주요 활동

2020년 5월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 출연 이후로 ‘범 내려온다’의 조회수가 급상승하기도 했죠. 이후 6월 19일에 한 번 더 출연했습니다.



TV 예능은 2020년 9월 30일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의 추석 특집 '추석: 조선의 힙스터 특집'에 출연이 처음입니다. 1집 수록곡 '어류도감'을 개사하여 ‘피자 알볼로’ CM송을 부르기도 했고, 10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도 인터뷰 영상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돌아오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날치 Feel the rhythm of Korea 서울영상


이 중에서도 단연코 돋보이는 활동은 2020년 7월 30일 공개된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 시리즈 영상(유튜브 영상 보러가기) 제작 참여입니다.


이날치 Feel the rhythm of Korea 동대문 영상


이날치 1집의 ‘범 내려온다’, ‘어류도감’, ‘좌우나졸’이 순서대로 서울, 부산, 전주 편에 사용되었는데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춤과 함께 각 도시의 배경과 어우러져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틱톡, 중국의 아이치이와 더우인 등 매체에 광고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유튜브 조회수가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목포, 안동, 강릉 편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날치의 멤버들은 관광공사 영상이 폭발적이라는 말에 “아직은 실감이 안난다.”며 “폭발이라는 걸 느껴봤으면 좋겠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치 Feel the rhythm of Korea 부산영상


소리꾼 안이호는 “전통문화가 소중하고 아름답지만, 역사나 당위에 눌려서 결국 음악을 못즐기게 된 것 아닌가 싶다.”며 “이날치가 하는 음악 그리고 하고 싶은 음악들은 즐기는데 있어서 부담스럽지 않고 뭘해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다며 MBC와의 인터뷰에서 이날치의 음악적 가치관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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