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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Tips

영화 OST의 기능과 효과 part.2

by BetterManTomorrow 2020. 8. 31.

파트 1에 이어서 영화 OST가 영화 속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감정적인 몰입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OST 기능 및 효과 표지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영화에 얼마나 몰입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영화를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메릴린 볼츠가 이끄는 팀은 사람들에게 여러 영화의 장면들을 보여주고 반응을 조사했는데요. 슬프거나 행복한 사건과 동시에 혹은 직전에 행복하거나 슬픈 음악을 들려주고는 장면에 대해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 물었습니다. 결과는 명확하게 나타났습니다. 음악이 사건에 동반될 때 '잘 맞는 분위기'의 음악이면 사람들은 영화에 더 잘 몰입했고 더 상세한 것가지 기억했습니다.


또한 놀랍게도 음악이 사건보다 몇 초 앞에 나오면 '안맞는 분위기'의 음악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걱정스럽거나 슬픈 음악 다음에 행복한 사건이 나오면 더 잘 기억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행복한 음악으로 희망을 갖게 하다가 상황이 잘못되는 것으로 밝혀지면 감정의 충격이 더 컸습니다. 이런 결과는 영화에서 음악이 기대감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기대감이 어긋나면 우리는 예상했던 것이 맞을 때보다 감정의 충격을 더 강하게 경험합니다. 놀람이 감정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우리에게 감정의 여행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심리학자 E. S. 탠은 영화를 '감정기계'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기분은 그냥 느끼는 것이지만 감정에는 계기가 필요하고, 영화는 감정의 계기들을 많이 제공합니다. 엄마와 아이가 다시 만난 기쁨, 추격전의 두려움, 무사히 도망치고 난 뒤의 안도감 같은 것들을 일례로 들 수 있겠죠.


영상과 음악의 결합을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은 영상이 감정을 야기하는 사건을 제공하고 음악이 정서적 경험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크린에서 벌어지는 액션에 정서적 내용이 없어도 음악이 감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 연구는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영상을 보는 동안 그들의 뇌를 스캔했습니다. 두려운 음악이나 경쾌한 음악이 동반되면 뇌의 해당 감정 중추가 활성화되었지만 음악 없는 영상이나 영상 없는 음악에는 최소한의 반응만 보였습니다. 이것은 영화제작자에게 대단히 유용한 소식일 것입니다. 삶은(그에 따라 영화도) 감정적으로 중립적인 장면들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유형의 음악을 사용하면 제작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관객들의 감정을 이끌 수 있습니다.


영화음악 작곡가들은 오페라 작곡가 바그너가 선호했던 기법을 종종 활용합니다. 그것은 이야기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에게 짤막한 특징적인 선율, 이른바 유도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938년 영화 <로빈후드의 모험>을 보면 리처드 왕은 위풍당당한 곡조를 가지는데 로빈의 선율은 용감하고 늠름하고, 매리언의 선율은 예쁘고 순수합니다. 악당이 등장하면 위협적이고 불협화음이 뒤섞인 곡조가 흘러나왔습니다. 할리우드 전성기에 작곡가들은 대규모 오케스트라 악곡을 쓰기 위한 시간이 기껏해야 3주 정도밖에 없었으므로 사운드트랙에 자동적으로 구조를 부여하는 유도동기가 유행이었습니다.


유도동기가 정해지면 작곡가는 상황의 분위기와 리듬에 맞게 곡조의 화성, 속도, 편곡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유도동기는 방대하게 펼쳐지는 플롯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지금도 여전히 사용됩니다. 여러분도 <스타워즈>에서 제국군이 등장할 때 나오는 당당한 군악 선율에 친숙할 것입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도 서정적인 게일풍의 샤이어 주제에서 로한의 극적인 곡조에 이르기까지 유도동기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도동기 기법을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영화에는 항상 시종일관 등장하는 주제선율이 한두개 있으며 이것이 스토리 전개에 따라 분위기에 맞게 변주되기도 합니다.


※ 참고문헌: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

- 존 파웰 (2018. 2. 9. 뮤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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