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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Tips

오디오 상식, 기타는 왜 대중음악에서만 자주 쓰일까

by BetterManTomorrow 2020. 6. 22.

취미생활을 위해 악기를 배워보고자 하시는 분은 일반적으로 피아노나 기타를 선택하시곤 합니다. 특히나 기타는 대중음악에서 워낙 자주 쓰이고, 휴대도 편하다 보니 더욱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남자분들이시라면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연애경험을 쌓는데 활용도가 높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궁금증을 가져보신 적 없으신가요? 피아노는 대중음악에서도 자주 쓰이고, 클래식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왜 유독 기타는 대중음악에서만 선호하는 악기일까 하는 궁금증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기타가 왜 오케스트라에서는 쓰이지 않고 대중음악에서 주로 사용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전기 기타는 아마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악기 중 하나일 겁니다. 거의 모든 음악 장르에서 쓰이지요. 한편 오케스트라가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18세기 무렵만 해도 기타는 전문적인 음악 영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 어쿠스틱 기타는 일반적으로 통기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픽업을 따로 쓰지 않고 나무통의 울림만을 이용해서 소리를 증폭시키는 기타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기타는 스패니시 기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일렉트릭 기타는 나무통만이 아닌 자석과 코일로 구성된 마그네틱 픽업을 이용해 전기신호로 변환시켜서 연결되어 있는 앰프로 소리를 내는 기타를 말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울림통이 작거나 없이 그냥 통짜로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음향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의 기타는 나무상자에 현을 붙들어 매 만든 조악한 악기에 불과했습니다. 아마추어용 악기, 심지어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고, 기껏해야 민속음악을 연주하는데 쓰는게 전부였습니다. 지금과 비슷한 연주회용 기타가 등장한 것은 19세기 후반의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초기 기타의 음향은 바이올린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요.


기타는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현악기의 성질과 달랐습니다. 켜는 방식이 아닌 튕기는 방식으로 현악기 특성상 고음을 담당하는 것과는 달리 좀 더 리드미컬한 음악에 어울리는 성격을 지녔습니다.


기타는 제작방식이 간단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대개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때 화음을 넣어 반주하는 악기로 쓰였고, 굳이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연주 기법이 필요하지도 않았지요. 흔한 일이 아니긴 했지만 18세기에는 간혹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지의 몇몇 궁정에서 기타 연주를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루이 14세의 궁정처럼, 왕이나 지체 높은 귀족이 직접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고, 사정이 허락하면 궁정 기타리스트들을 다로 채용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음악이 가사를 가지고 있는 오늘날의 대중음악에서 더욱 사랑받는 악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티팝과 같은 트렌디한 장르에서 기타가 빠질 수 없기도 하거니와 음악에 재능은 있으나 금전적인 사정 등으로 쉽게 악기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기타는 부담스럽지 않은 악기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겠지요.


사회적인 조건이나 악기의 구조, 연주기법 말고도 기타가 다른 악기들에 비해 뒤질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명백한 단점이 존재합니다. 소리가 너무 작다는 사실이지요. 큰 공간을 채우기에는 음향이 너무 터무니 없이 작고, 또 큰 규모의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면 기타 소리는 묻히고 맙니다.


그런 이유로 기타는 대부분 독주악기로 쓰입니다. 호아킨 로드리고(Joaquin Rodrigo, 1901~1999)의 '아란후에스 협주곡'과 제르멘 타유페르(Germaine Tailleferre, 1892~1983)의 2대의 기타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5악장짜리 협주곡은 대표적인 아름다운 기타곡이지요. 특히 후자는 오랫동안 실종되었다가 최근에 라디오 프랑스의 아카이브에서 다시 발견된 작품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대로 다가설 수록 기타는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특유의 리드미컬한 느낌으로 락큰롤에서 시작되는 락음악 그리고 재즈 음악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죠.


▶ 여담으로 말씀 드리자면 베이스 기타는 기타가 아닌 콘트라베이스를 소형화한 악기입니다. 재즈 밴드에서 쓰던 콘트라베이스가 크기도 너무 크고 고가이다보니 보다 실용적으로 공연에 적합하도록 일렉트릭 기타 모양으로 만들어 진 악기가 오늘날의 베이스 기타입니다.


※ 참고문헌: '쾰른 음대 교수들이 엄선한 클래식 음악에 관한 101가지 질문'

- 아네테 크로이치거헤르, 빈프리트 뵈니히(2010. 3. 5. 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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